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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여론>여성기업인이 강할수 있다
  • 2016-03-16
  • 조회수 1362
  • 문화일보

- 보도일 : 2001-06-28

628일자 7

우연한 기회에 초등학교 친구 두 사람과 창업을 하게 되었다. 아이템은 중고의료기를 인터넷으로 중개하는 사업. 중고의료기 매매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보증과 애프터서비스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여, 고객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투명하고 실속 있는 거래를 유도하자는 것이 우리의 취지이다. 40대 아줌마 세 명이 갑자기 무슨 중고의료기 사업이냐고 하겠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우선 의료기는 우리 셋이 모두 익숙한 분야이다. 한 친구는 의사이고, 한 친구는 의료기 회사 상무로 그 분야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이다. 나는 병원경영을 전공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우리가 더 자신 있었던 점은 투명성과 신뢰성이다.

우리나라 의료기 시장은 많은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리점에서는 신품 판매에만 관심이 있지 중고품은 잘 취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병원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중고의료기가 많이 나오게 되었다. 새 기계를 들여오거나, 폐업 또는 폐과하거나, 의사의 이동에 따라 유휴화된 기계는 중고로 팔리게 마련이다.

또한 개업의나 중소병원에서는 비용때문에 중고를 많이 찾는데 여태껏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알음알음으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러다 보니 병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쓸만한 기계를 고철값에 넘기게 되고, 개업의들은 비싼 값에 중고의료기를 사서 애프터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고생하는 경우가 흔했다.

우리는 그 점에 착안하여 가격을 비롯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여 고객이 원하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회사는 중개 수수료만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한 것이다. 반응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좋았다. 사이트 오픈 하던 날 처음 참가한 개원의 박람회에서 만난 의사들은 정말 꼭 필요한 비즈니스라고 반가워했다.

한번은 지방에서 여러 개의 병원을 경영하는 어느 이사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새로 병원을 개원하는데 믿을만한 중고의료기 업체를 찾고 있었다면서 이런 말씀을 하는 것이었다. “여자분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하세요. 그런데 여자분들이 하시니까 믿음이 가는데요.” 의료기를 구하러 직접 외국까지 나가겠다던 그 이사장은 우리를 믿고 여러 가지 개원에 필요한 기계들을 구해달라고 맡기셨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의료기는 고가품이고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아무리 먼 곳에 있어도 기계를 보러가게 마련이다. 이때 우리가 같이 가서 성능을 확인하고 제조사나 대리점에서 보증도 받고 하여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개업하고 있는 분이 우리를 믿고 보지도 않고 소독기를 사겠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는 그분 대신 물건을 꼼꼼히 확인한 후, 만약 문제가 있을 경우 반품해 드리겠다고 약속하고 소독기를 제주도로 보내드렸다. 그 의사 선생님은 얼마 후 소독기를 너무나 잘 쓰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귤 두 상자를 보내왔다. 이런 일들이 우리를 참 뿌듯하게 한다.

얼마 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제프리 존스 회장의 강연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는 투명성과 신뢰성, 이 두 가지만 갖춰지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두려운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이제 막 작은 기업을 시작하는 병아리 경영인이지만 투명성과 신뢰성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는 것을 매일 깨닫는데, 대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이나 정치하는 분들은 이러한 원칙을 왜 모를까. 돈 세탁 방지법에서 정치자금을 제외하자는 정치인들의 논의를 지켜보며, 여성이기 때문에 신뢰가 간다는 그 이사장의 말씀이 떠오른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수해서는 아닐 것이다. 남성들이 주도하는 세계에서 여성들은 초보자이고 약자이게 마련이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여성 기업인이 신선하고 의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들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는 그렇지 않은가. 세월이 흐르면 처음의 의욕과 패기는 사라지고처자식 먹여 살려야 한다는 미명 하에 현실과 타협하고 대충대충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사회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여성들이 우리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잘 지켜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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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경 ()메디칼데포 대표이사>